알쓸신잡│② TV 밖의 ‘알쓸신잡’들

2017.06.27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의 첫 화 중 통영 다찌집에서 죽치고 앉아 남성들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마치 팟캐스트를 영상으로 옮겨놓은 듯 보였다. 하지만 이미 TV 밖에서는 수많은 자료들이 유통되고 있고, ‘알쓸신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하는 내용들도 가득하다. 그래서 다양한 플랫폼에서 전달되고 있는 지식들을 모아봤다. 이 리스트는 그것들 중 아주 소수의 예다.


웹사이트 ‘DBpia Report R

디비피아는 국내 학술저널, 전자책, 웹DB 등을 유·무료로 제공하는 사이트다. 하지만 논문을 직접 읽어보기란 접근성이 떨어지고, 게다가 좋은 논문들을 유료로 선뜻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인지 디피비아는 올해 ‘DBpia Report R’(이하 ‘R’)이란 논문 리뷰 사이트를 만들었다. 사회, 인문, 문화, 경영, 과학, 다섯 개의 분류로 나누어 하루에 한 편씩 긴 논문들을 한 편의 글로 요약해준다. ‘어우동의 사형은 정당했나?’, ‘멀티플렉스가 뜨면 도시는 변화한다’, ‘중국발 미세먼지 논란, 과학적 사실은?’처럼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슈와 관련 있는 논문을 요약하고, 링크를 걸어준다. 게다가 6월에 올라온 리뷰의 논문은 해당 월말까지 로그인만 하면 무료로 볼 수 있다. 근거가 불확실한 누군가의 ‘썰’이나 위키가 아닌 과학적 방식으로 근거를 제시한 자료를 보고 싶다면 사이트로 가거나 트위터, 페이스북 구독을 해볼 것.

유튜브 Kurzgesagt

이동 중에 과학지식을 보고 싶다면 유튜브 Kurzgesagt 채널을 방문하자. 일러스트 스타일의 영상으로 10분 내외의 독특한 과학지식을 전달해준다. 무엇보다 Kurzgesagt를 보게 되는 이유는 직관적이고 매우 귀여운 일러스트가 한몫한다. 중년 남성 중심으로 그들이 앉아서 이야기만 하는 프로그램이 늘면서, 화면은 그대로고 자막만 바뀌는 포맷을 그저 지켜보기가 어려웠다면 유튜브의 여러 영상들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페이스북 ‘리얼 퓨처’ 페이지

Kurzgesagt의 10분도 길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상의 작동 방식보다는 직관으로 과학이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가를 알고 싶다면, 닷페이스에서 만든 ‘리얼 퓨처’ 페이지를 구독해보자. 1~2분 길이로 지금 만들어지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제품에 대한 영상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리얼 퓨처’에서는 단순히 과학의 발전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으로 인해서 인간이 얼마나 나아질 수 있는지 혹은 과학과 윤리에 관한 문제 등 인간과 과학이라는 관점에서 소재를 선택한다.

팟캐스트 ‘청파동 살롱

‘청파동 살롱’은 여성 MC 두 명이 책을 추천, 북 큐레이팅을 하는 방송이다.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지수와 대학원생 오싱이 책의 내용뿐 아니라 책과 둘러싼 담론을 이야기한다. 1, 2화에서는 신경숙 작가의 ‘리진’, 김탁환 작가 ‘파리의 조선 궁녀, 리신’의 모티브가 된 리신의 역사적 사실 대해 다룬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리진이 아니라 플랑시가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의 최초 발견자였으며, 그가 약탈한 것이 아니라 구매했고, 프랑스는 이 문화재를 최고의 상태로 보존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그래서 한국이 과연 ‘직지심체요절’을 무작정 내놓으라고 떼쓸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또한 3, 4화에서는 학위 논문을 도덕성의 잣대로 판가름할 수 있는가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책에 대한 내용과 책, 문헌을 둘러싼 담론을 더 생각해보고 싶다면 충분히 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방송.

넷플릭스 ‘셰프의 테이블’

‘셰프의 테이블’은 최고의 요리사들이 각자 자신의 음식에 어떤 철학을 담았는지 말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생산부터 요리까지 모두를 관리하는 가치 등 요리에 대한 다양한 철학을 말하면서, 왜 그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사적인 부분까지 관찰한다. 각 편마다 출연하는 음식평론가들은 각각의 요리사들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요리를 만들어냈는지 설명하는데, 음식에 대해 얼마나 다양한 평가 기준이 있는지 알 수 있게 되고, 그만큼 평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깨닫게 된다. 예술적인 완성도를 지닌 요리를 그에 걸맞은 수준으로 찍는 영상미도 놀랍다. 음식에 대한 생각을 바꿔줄 시리즈.

오늘의랜덤지식봇

“최대한 실생활에 쓸모없는 지식들을 알려줍니다.” 트위터 계정 오늘의랜덤지식봇은 프로필의 말처럼 정말 쓸데없는 지식을 말해준다. “명왕성은 발견된 1930년부터, 행성에서 제외된 2006년까지 아쉽게도 태양 주위를 한 바퀴도 못 돌았대요”라는 참으로 유감스러운 정보라든가, 디즈니 영화 ‘Lady and the Tramp’에서 가장 유명한 ‘스파게티 키스’ 장면에 대해 “너무 비현실적이고 바보 같단 이유로 월트 디즈니가 반대해서 잘릴 뻔했어요!”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또한 “일본의 ‘문어 포르노’ 장르(?)는 18세기 Hokusai에 의해 시작되긴 했지만, 현대에 이렇게 널리 퍼진 이유는 일본의 검열제도 때문이라고 해요. 남성기와 달리 문어 팔은 검열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같은 충격적인 내용도 전달한다. 쓸모없기로는 ‘알쓸신잡’보다 더하지만, 더 신비롭고, 유쾌하며,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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