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바다, 선생님이 되다

2017.07.26


걸그룹 S.E.S. 시절, 팬들이 바다를 응원하는 공식 구호는 ‘카리스마 최성희(바다 본명)’였다. ‘요정’으로 불리던 1세대 걸그룹이면서도 카리스마라는 단어가 붙었던 멤버. 지금도 마찬가지다. 걸그룹 연습생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Mnet ‘아이돌학교’에서 보컬 트레이닝을 맡은 그는 이른바 ‘원조 요정’으로서 연습생들에겐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연습에 들어가면, 그는 연습 시간이 짧다며 걱정하는 출연자들에게 말한다. “짧긴, 20분이면 충분하지.”

 

최근 진행된 ‘아이돌학교’ 기자간담회에서 바다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직업들 중 외모가 중요시되는 것이 아이돌”이라고 말했지만, 동시에 “유진과 슈 사이에서 조금이라도 함께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나의 개성과 당당한 매력을 예쁘게 봐주셨기 때문(세계일보)”이라고 덧붙였다. 바다는 S.E.S. 멤버 중 유일하게 음악 활동을 계속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솔로로 활동하며 댄스와 발라드를 오갔고, ‘미녀는 괴로워’, ‘노트르담 드 파리’ 등 가창력을 선보여야 하는 대극장 뮤지컬에도 여러 차례 올랐다. KBS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서는 장점을 극대화시킨 고음 위주의 편곡으로 여러 차례 우승하기도 했다. 그는 노래로 할 수 있는 것은 뭐든 보여주겠다는 듯이 공격적으로 일했고, 그 결과 대중에게 좋은 보컬리스트로 인식될 수 있었다.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종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도 보컬리스트로서의 위상이 훼손되지 않는 이유다. KBS ‘해피투게더’에서 그는 여성 연예인 모임인 ‘요공단(요정 공주 단체)’을 소개하며 여전히 ‘요정’이라는 타이틀을 즐기는 듯했다. 그러나 MC들이 유쾌한 자신의 모습을 웃음거리로 삼자 “얘기 많이 하고 안 웃긴 것보다 (내가) 낫다”고 응수했고, 함께 출연한 요즘 걸그룹 멤버들에게는 힘들 때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하기도 했다. 단순히 과거에 걸그룹으로 활동한 선배일 뿐만 아니라, 한 가지 분야에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한 독립적인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아이돌학교’의 걸그룹 지망 연습생들의 교장 역할을 하는 이순재는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자들을 “아내이자 엄마가 될” 사람들로 한정지었다. ‘아이돌학교’는 걸그룹이 되겠다고 온 출연자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서 마치 군대 내무반 같은 숙소에서 자게 한다. 그만큼 앞뒤가 맞는 것이라곤 없는 이 프로그램에서, 바다는 그래도 아이돌이 어떤 상황을 극복해야 하고, 얼마나 프로페셔널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정말 먼저 해 봐서 아는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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