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This is it

‘삼시세끼’와 ‘나혼자산다’의 금요일

2017.08.09
한지민은 tvN ‘삼시세끼’와 MBC ‘나혼자산다’ 중 어느 쪽을 더 좋아할까. 지난 4일 연이어 출연한 두 프로그램에 대해 스스로 입장을 밝히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두 프로그램은 한지민에게 전혀 다른 경험을 안겨줬다. 그는 ‘삼시세끼’ 촬영을 위해 이서진, 에릭, 윤균상이 있는 득량도로 가서, 화덕에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굽는 시간만 한 시간이 걸렸다. 반면 ‘나혼자산다’에서는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이 사는 집을 방문해 배달 주문한 떡볶이를 먹었다. 금요일 밤, 1시간 20분 간격을 두고 방영하는 두 프로그램은 섬과 도시만큼이나 다른 생활 방식을 보여준다.

득량도에 있는 ‘삼시세끼’의 집은 제작진이 촬영을 위해 준비했다. ‘나혼자산다’에는 출연자가 실제로 사는 집이 나온다. ‘삼시세끼’의 집에는 캐스팅된 출연자들이 모이고, ‘나혼자산다’에는 출연자 혼자 있거나 초대한 손님이 온다. 당연히 사는 데 어떤 룰은 없다. 집에서 뒹굴뒹굴하든, 바깥으로 나가 취미 생활을 하든 자유다. 그만큼 출연자들은 자유와 자기관리 사이에서 고민하곤 한다. 한혜연은 ‘나혼자산다’의 고정패널 한혜진이 촬영을 위해 3일 동안 굶었다며 칭찬했다. 반면 ‘삼시세끼’는 출연자에게 규칙을 정한다. 직접 제조한 산양유에 가격을 책정해 돈을 주고, 그 돈으로 재료를 사서 직접 요리를 해야 한다. 에릭이 삼겹살을 먹으며 오늘 요리는 빨리 했다는 말에 한지민이 당황하자, 제작진은 ‘이곳의 시간 흐름이 익숙지 않은 자’라는 자막을 붙였다. ‘삼시세끼’는 제작진의 규칙을 통해 출연자와 시청자에게 요리하고 먹고 자면 하루가 가는 삶을 경험케 한다. ‘나혼자산다’가 혼자 살면서 삶의 균형을 찾는 것에 대한 희망을 던지면, ‘삼시세끼’는 제작진이 만든 조합일지라도 함께 살면서 먹고사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잊게 만드는 판타지를 제시한다.

‘삼시세끼’와 ‘나혼자산다’가 공동체를 전혀 다른 의미로 바라보는 것은 필연적이다. ‘삼시세끼’의 출연자들은 한 시즌에 1주일 정도 촬영을 하고 헤어지지만, 제작진은 그들을 가족처럼 묘사한다. 과거 출연한 차승원과 유해진은 부부처럼 묘사되기도 했고, 이서진은 사실상 가장의 역할을 한다. ‘나혼자산다’에서는 이런 일이 없다. ‘나혼자산다’의 출연자들을 뜻하는 ‘무지개회원’은 한 회만 출연해도 회원이 될 수 있다. 그들 중 ‘나혼자산다’에 자주 출연하는 출연자들끼리, 또는 친해지고 싶은 이들끼리 조금 더 자주 얼굴을 보면서 느슨한 공동체가 만들어진다. 한지민은 ‘나혼자산다’에서 한혜연과 식사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다 집으로 돌아간 반면, ‘삼시세끼’에서는 득량도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두 프로그램은 출연자와 시청자에게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제시한다. 많은 관찰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도, 두 프로그램은 정반대의 위치에 있다.

1인가구가 점점 늘어나는 도시에서 ‘나혼자산다’는 시간이 흐를수록 보다 많이 보게 될 모습이다. ‘나혼자산다’에서 출연자들이 일과 여가의 균형을 잡고, 좋아하는 사람과 시간이 맞을 때 감정소모 없이 만나고 헤어지는 모습은 많은 1인가구 시청자들에게 일종의 희망이자 교재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반면 ‘삼시세끼’는 도시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전통적인 가족공동체의 가장 낭만적인 면만을 추려내 체험해보라고 한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출연자와 시청자 모두 돌아갈 집이 있고, ‘삼시세끼’의 삶은 그곳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경험이다. 삶의 방식이 바뀌어가고, 미래로 생각했던 모습들이 다가온다. 반면 현재는 점점 과거가 된다. 그 변화의 어딘가쯤에서, 사람들은 타인의 삶을 보고 자신의 사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을 금요일 밤의 즐길 거리로 삼는다. 물론, 화덕에 구운 삼겹살이 정말 맛있는지, 핫도그를 같이 먹으면 맛있다는 그 떡볶이집이 어디인지 검색해보는 것이 먼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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