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태양으로 사는 법

2017.08.30
그룹 빅뱅의 태양은 잠에서 깨어나면 가장 먼저 스트레칭을 한다. 그다음 능숙하게 목을 풀며 차를 우린다. 다구를 들고 향한 방은 마치 작은 미술관처럼 보인다. 벽에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 두 점이 나란히 걸려 있고, 테이블 곁에는 백남준의 ‘수사슴’이 놓여 있다. MBC ‘나 혼자 산다’에 태양이 출연한 후 패널들은 그의 집을 ‘인테리어 잡지 세트’나 ‘모델 하우스’ 같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넓다 못해 광활해 보이는 그의 집이나 고가의 미술품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군더더기 없는 공간에서 편안하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었다.

태양의 집에는 미술품은 많지만 자신의 사진은 없다. 쉴 때만큼은 일과 관련된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아서다. 바깥에서는 개성 있는 패션 스타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만, 집에서는 잠옷차림으로 돌아다닌다. 하지만 땀이 차면 금세 다른 잠옷으로 갈아입는다. 남들이 기대하는 세련되거나 이른바 ‘있어 보이는’ 태양의 모습은 아니다. 그렇다고 바깥에서는 멋있지만, 안에서는 아무렇게나 사는 반전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대형 TV로 KBS ‘한국인의 밥상’을 보고 김치볶음밥을 해 먹는 것은 평범해 보이지만 김치 볶음밥을 해도 자신이 원하는 재료들을 모아 신경 써서 요리하고, 거실부터 부엌까지 심플한 스타일을 유지한다. 침대 외에는 이렇다 할 인테리어가 없는 침실이 그의 취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 할 수 있는 이유다. 남이 보기에는 그리 화려하거나 개성 있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집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산다. 잠옷 상의를 ‘클래식해 보인다’는 이유로 꼬박꼬박 바지에 넣어 입는 것처럼.

남들이 뭐라 하건 일상에서 자신의 뚜렷한 취향을 유지하는 삶의 방식은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태양은 2015년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독특한 헤어스타일에 대해 “들에 있는 소, 사막의 전갈을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아프리카의 동물들이나 SBS ‘정글의 법칙’에 나오는 부족들을 보면서 영감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한 그가 최근 발표한 세 번째 솔로앨범 ‘WHITE NIGHT’의 재킷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본 압화 아티스트를 수소문해 제작한 것이다. ‘나 혼자 산다’의 패널들이 태양의 잠옷을 보며 농담을 한 것처럼, 누군가는 그것을 재미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는 마음에 안 들거나 기대와 다르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누가 뭐라 하건 그는 ‘빅뱅’, ‘태양’ 두 단어만으로 모든 것이 설명 가능한 존재가 됐다. 그리고 그것은 호오를 떠나 한국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쌓아온 아티스트였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아침에 일어나 잠옷 상의를 바지에 넣어 입은 채 정원을 돌보고, 백남준의 작품이 있는 집에서 김치볶음밥을 해 먹다 침대만 있는 침실에서 잠든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그냥 어울린다. 태양이 사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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