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밖의 연예인들│① 연예인과 유튜버 사이

2017.10.31
“숙이와 ‘뭐 재미있는 것 없을까’ 하다가 시작했어요. 팟캐스트가 정치, 음악, 영화 다 있는데 코미디만 없잖아요. 그땐 우리 둘이 널널해서”(‘한겨레’) 그렇게 송은이는 팟캐스트 ‘비밀보장’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정말 출연할 TV 프로그램이 없어 만들었던 이 팟캐스트는 인기를 얻었고, 그 결과 두 사람은 SBS 러브FM ‘송은이, 김숙의 언니네 라디오’를 진행하게 됐으며, 김숙은 MBC every1 ‘비디오스타’,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 온스타일 ‘뜨거운 사이다’ 등에서 활약하게 됐다. 그리고 송은이는 ‘비밀보장’에서 경제 자문 위원으로 출연하던 김생민이 인기를 얻자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을 기획했고, 그 다음의 일은 모두 알고 있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KBS에서도 방영되기 시작했고, 15분짜리였던 이 프로그램은 60분, 팟캐스트와 거의 비슷한 러닝타임으로 방영예정이다. 그리고 송은이는 현재 콘텐츠랩 비보라는 회사도 차렸다. 그는 이제 TV에 나오는 연예인인 동시에 팟캐스트 진행자이기도 하고,기획자이며 제작자이기도 하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방송될 당시, 그것은 인터넷 방송이 TV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러나 현재의 인터넷 방송은 ‘마이 리틀 텔레비젼’ 방영 당시보다 더욱 성장했다. 이제 인터넷 방송은 TV와 경쟁과 협력을 함께 하는 또다른 플랫폼이다. ‘김생민의 영수증’이 TV로 진출한데 이어 영국인 조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는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방영분을 묶어 JTBC2에서 편당 30분 분량으로 9편 방영할 예정이다. 인터넷 방송은 어느새 TV가 할 수 없는 것들을 선점해서, 그것을 TV로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런 시대의 변화 속에서 한 동안 활동 기회를 잡기 어려웠던 연예인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는다. 특히 그동안 TV에서 유독 기회를 얻기 어려웠던 여성 연예인들이 인터넷 방송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은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송은이와 김숙 이전에도 걸그룹 레인보우 출신의 지숙이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재주를 보여주면서 그 캐릭터를 통해 방송인으로 입지를 굳힐 수 있었고, 코미디언 강유미와 안영미는 유튜브에서 ‘미미채널’을 통해 TV에서는 할 수 없는 코미디를 하며 팬들을 확보했다. 또한 걸그룹 f(x)의 루나나 듀오 악동뮤지션의 이수현처럼 활발하게 활동하는 인기 가수들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TV에서 자신들이 보여주지 못한 정체성을 강화하기도 한다. TV에서는 뷰티에 대한 그들의 관심사를 풀어놓을 기회가 많지 않지만, 유튜브에서는 마음껏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

물론 연예인이라고 해서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 방송에서 쉽게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 공개 코미디에 출연한 개그맨들이 모여 팟캐스트를 만들었지만 별 반응이 없어 사라졌고, 이수근이 만든 유튜브 채널 ‘이수근의 행동대장’은 구독자가 2천명도 되지 않는다. 다이아 TV 방영일 부장은 “유튜브 시장은 연예인이라고 해도 메리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꾸준히 올리는 것이 중요한데, 연예인들이 활동을 병행하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송은이와 김숙처럼 기획, 제작, 편집까지 본인이 주도하며 꾸준함을 보여주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루나, 박은지, 강유미 등의 유튜브 구독자수는 10만으로, 이 숫자는 방영일 부장에 따르면 “유튜버로 전업이 가능하다의 기준”이다. 유명 연예인들이라고 해도 유튜브 활동만으로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유튜브 이용자들은 유명세와 별개로 본인이 원하는 콘텐츠를 찾고, 연예인들 역시 그만큼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f(x)의 엠버가 유튜브를 통해 방송과 인터넷 등에서 자신의 외모를 문제삼는 것에 대해 유머로 맞받아친 것은 그 예 중 하나일 것이다. 연예인이 좀처럼 발언하지 않았던 주제에 대해, 그는 독특한 기획을 통해 많은 지지를 얻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그러나 TV에서는 좀처럼 할 수 없는 것들을 새롭게 보여주는 것. 이미 많은 유튜버들이 하고 있는 것이기는 하다. 다만 연예인들이 인터넷 방송을 통해, 인터넷 방송 콘텐츠와 TV의 경계는 더욱 흐려지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서 인터넷 방송이 TV를 바꿔 나가는 경우도 생긴다.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는 곳과 기존 미디어의 중간지대. 그 곳에서 작지만 새로운 가능성이 일어나고 있다. TV가 20여년 동안 발견하지 못한 송은이와 김숙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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