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유닛 vs 믹스나인│② 심사위원부터 편집까지, 승자는 누구인가

2017.11.07
KBS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과 JTBC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믹스나인'이 비슷한 시기에 시작을 알렸다. 앞서 방송됐던 Mnet '프로듀스 101', '아이돌학교' 등과 달리, 두 프로그램은 혼성 포맷이며 각각 남성 유닛 9명, 여성 유닛 9명을 선발한다. 하지만 사실상 공영방송 KBS와 YG엔터테인먼트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은 게 사실이다. '더 유닛'과 '믹스나인'의 비슷한 듯 다른, 차이점 여섯 가지를 짚어보았다.

선배 군단 vs ‘양싸’가 결정한다

“우리도 아무도 못 알아볼 때가 있었고, 아무것도 아닐 때가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고생했을 때가 마음으로 와 닿기 때문에 다들 같이 슬퍼해줄 수 있다.” 실패를 겪은 아이돌들을 다시 주목받게 하겠다는 ‘더 유닛’은 심사위원에게 ‘선배 군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들은 그만큼 참가자들의 춤 실력이나 노래 실력 평가보다 “눈을 카메라에서 떼지 말라”며 실질적인 조언을 하거나, 황치열처럼 “오랫동안 무명 생활을 했던” 지난 시절을 돌이키며 칭찬과 위로를 건넨다. 그에 비해 ‘믹스나인’은 “SM 엔터테인먼트의 어떤 가수를 보면서 YG 엔터테인먼트의 음악을 덮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OSEN)는 양현석 대표의 말처럼, 자신의 기준에 따라 출연자들을 평가한다. 그만큼 그는 출연자들에게 자신의 기준을 이야기하고, 도움이 될 조언이나 위로 이전에 데뷔 조와 연습생 조를 나눠 경쟁 구도를 만든다. 그만큼 철저한 사업가이자 기획자의 입장에서 하는 심사라 할 수 있다.

민+현아 vs CL+승리

‘더 유닛’의 태민과 현아는 이제 20대 중반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고정 심사위원으로는 어린 편이다. 또한 현역에서 활동하다 보니 출연자들의 입장에 감정이입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태민은 연습생 시절부터 함께했던 김티모테오가 나오자 눈물을 참지 못했고, 현아는 “오랫동안 같이하던 동료지 않나. 무대를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한 적이 여러 번 있다.”며 자신감 없는 무대를 선보인 보이프렌드 멤버들에게 응원의 말을 건넸다. 반면 ‘믹스나인’의 CL과 승리는 현역 아이돌로서의 정체성보다 심사위원의 모습을 보여준다. 양현석 대표가 심사를 주도하면서 CL과 승리가 의견을 보태는 양상이다. 또한 승리는 제작발표회에서 “연습생 시절에 양현석 대표가 날린 슬리퍼를 모아서 가게를 차렸어도 장사가 잘됐을 것”이라며 “‘믹스나인’은 짧은 시간 동안 실력을 증폭시켜야 하기 때문에 슬리퍼는 안 날렸지만 강하게 했다.”(스포츠경향)고 말했는데, 이 프로그램이 연습생에게 원하는 태도와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부트 숫자 vs 모든 것은 ‘양싸’ 뜻대로

‘더 유닛’의 출연자들은 오디션을 보는 관객의 90%가 ‘부트’를 누르면 ‘슈퍼부트’로 자동 합격된다. ‘슈퍼부트’를 받지 못하면 ‘선배 군단’의 ‘부트’를 받아야 합격할 수 있다. 그만큼 여러 사람의 반응을 종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고, ‘선배 군단’ 각각이 보는 출연자의 장점을 모두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여섯 명 중 한 명만 부트를 눌러도 합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특정 심사위원의 입김이 강하게 개입되거나 위계질서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적다. 비가 선배 군단의 수장 역할을 하지만, 그의 의견에 따라 합격과 불합격이 갈리지는 않는다. 반면에 ‘믹스나인’은 오로지 YG 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을 뽑는 기준이 곧 합격 기준이고, 이것은 곧 양현석 대표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실력이 부족한 출연자에게 자신이 보완해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뽑거나, 아이디처럼 “다시 아이돌로 전향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출연자를 뽑기도 한다. 스타로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두 명을 데뷔 조 버스에 태우면서 “스타로 엔터테인먼트의 경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은 양현석 대표가 ‘믹스나인’ 출연자들을 대하는 태도를 볼 수 있는 부분. 무슨 이유에서건 자신의 마음에 들었으면 ‘경사’인 것이다.

양지원의 사연 vs FM 엔터테인먼트의 사연

걸그룹 스피카 출신 양지원은 팀 해체 후 녹즙을 배달하면서 다시 가수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Mnet ‘슈퍼스타K’ 때부터 종종 볼 수 있었던 감동적인 사연들의 한 유형이지만, 제작진의 편집은 그의 간절함을 전달하는 데에는 다소 부족했다. 그가 왜 녹즙 배달을 하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었는지 등은 설명되지 않았고, 어린 시절 꿈 이야기 등 그의 사연과 큰 관계가 없는 인터뷰 내용은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반면에 ‘믹스나인’은 FM 엔터테인먼트를 소개하면서 회사가 위치한 강화도로 향하며 혼란스러워하거나 은연중에 그들을 무시하는 서울 출신 연습생들의 모습, 제대로 된 트레이닝을 받지 못하면서도 오히려 밝게 무대를 소화하는 FM 엔터테인먼트 연습생들을 대비시켰다. 마치 그 간극을 극복하는 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의의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했고, 세 명이 모두 합격하면서 다른 연습생들이 충격받은 모습과 눈물을 흘리며 이들을 응원하는 소속사 대표의 모습이 나오면서 하나의 서사가 완성됐다. ‘프로듀스 101’ 연출자의 편집 능력이 돋보인 부분.

‘마이 턴’(MY TURN) vs ‘저스트 댄스’(JUST DANCE)

‘더 유닛’의 주제가 ‘마이 턴’ 뮤직비디오는 ‘프로듀스 101’에서 삼각형끼리 합쳐지던 세트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좀 더 다각적인 모습으로 바뀌었고, 원색에 가깝게 연출한 조명은 오히려 더 화려해 보인다. 그러나 통일된 의상을 입은 채 여자 파트에 분홍색 조명, 남자 파트에 파란색 조명으로 바뀌는 도입부나 ‘넌 나를 바라보게 될걸’이라는 가사는 ‘Pick Me’와 ‘나야 나’를 합치면 나올 법한 그림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히려 남성 유닛의 ‘빛’이 숫자 1을 상징하는 손가락 동작을 강조해 포부를 드러내거나, “주위를 바라보니 혼자가 아니라는 작은 위로가 힘이 됐어”라는 여성 유닛의 노래 ‘Shine’의 가사가 이 프로그램의 메시지를 더욱 잘 드러낸다. 반면에 ‘Just Dance’는 계절에 어울리게 차분한 멜로디가 주를 이루고, 테디가 프로듀싱해 YG 엔터테인먼트 특유의 정서가 배어 있다. 후렴구의 ‘just dance’는 YG 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들이 보여주는 자유분방한 분위기와 연결되고, 힘든 일이 있었지만 이제 나는 춤을 추며 그 일을 잊을 거라는 내용은 너무 진지하지 않게 연습생들의 현재를 표현한다. 다만 ‘생각을 정리해봐도 어지러운 내 맘 어떡해’라는 가사에서 바닥을 활용해 섹시한 동작을 선보이는 부분은 무척 당혹스럽다.

KBS의 적극적인 지원 vs 아직 결정된 것 없음

‘더 유닛’은 KBS가 주도해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는 것인 만큼, 데뷔가 결정된 출연자들의 타 방송사 출연이 가능한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졌다. 이에 대해 ‘더 유닛’ 제작진 측은 “꺼려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각종 타 방송사에 출연했던 친구들에게 제일 먼저 기회를 줬던 팀이 KBS라고 생각한다. 자사이기주의보다는 문화 콘텐츠의 시장 확대성에 더 중심을 두고, 이 친구들이 다른 방송국에서 배려해준다면 좋겠지만 자체적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경천 CP는 “KBS는 프로그램 제작에 전념하고, 문화산업전문회사가 이후 매니지먼트를 관리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팀의 활동을 위해 따로 회사를 만들어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KBS가 공영방송이기에 아이돌 그룹을 통해 직접 수익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최종 멤버가 결정되는 대로 최대 18개 기획사와 문화산업전문회사의 협의를 통해 향후 활동 계획이 정해질 예정이다. 또한 한경천 CP에 따르면 “(워너원 때보다) 기존의 기획사에게 좀 더 많은 수익이 배분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익 분배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믹스나인’ 의 양현석 대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스포츠조선)이라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우승 팀이 결정되면 그 이후에 기획자들을 만나서 상담을 해야 될 일(OSEN)”이라며, 자사가 갖고 있는 해외 기반 팬덤을 바탕으로 “월드투어를 돌 수 있는 그룹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이는 선에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프로그램이 끝나면 그분들(출연한 기획사 대표들)을 만나서 밥 한번 먹고 싶다.”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는데, YG 엔터테인먼트 정도의 회사가 아니라면 쉽게 보여줄 수 있는 여유와 자신감은 아니다. ‘믹스나인’의 출연자들도 YG 엔터테인먼트의 다른 뮤지션들처럼 데뷔에 긴 시간이 걸릴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




목록

SPECIAL

image 지금, 초등학교

MAGAZINE

  • imageVol.171
  • imageVol.170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