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윤종신, 한없이 가벼운

2017.12.13
남자 입장의 이별 노래 ‘좋니’가 히트하자 여성 보컬리스트를 통해 다시 ‘좋아’를 내는 뮤지션. 절절한 발라드로 올해 가장 성공한 곡 중 하나를 발표했지만, 윤종신의 행보는 변하지 않는다. 꾸준히, 그리고 가볍게. 매달 한 곡씩 노래를 발표하는 프로젝트 ‘월간 윤종신’도 “사실 한 달이면 충분히 곡을 작업할 시간이 되는데 창작자가 게으르거나 뒤로 미루거나 한다. 나 같은 사람은 한 달이면 한 곡의 노래가 나올 수 있다”(JTBC ‘뉴스룸’)며 시작했다. 스스로도 “작곡의 엄숙주의와 비장함을 중시하는 사람은 아마 못할 거다.”라고 말했던 프로젝트였지만, 매달 한 곡씩 쌓이며 7년이 오니, ‘월간 윤종신’은 그의 의도와 별개로 거대한 결과물이 됐다.

MBC ‘라디오스타’를 비롯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예능인. 때로는 자신의 노래를 스스로 웃음의 소재로 삼는 만큼 가볍고 쉬운 행보를 하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월간 윤종신’은 “데뷔 20년째 되던 해에 2년 넘게 준비해서 만든 앨범이 몇 주 만에 성공이냐 실패냐 판가름 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었고, “이렇게 음악을 하다가는 나이 먹어서 음악을 못하겠다고 생각”이 든 뮤지션이 할 수 있는 것은 꾸준히 음악을 발표하는 것뿐이었다. “녹음실도 매달 염가로 계약”(‘GQ’)하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어떻게든 계속 곡을 만들어나갔다. 20년 이상 활동하면서도 여전히 멜로디를 쓸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려 했고, 출연 중인 예능과 SNS로 꾸준히 홍보를 했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로도 활동하며 일은 더욱 바빠졌지만, 그래도 계속 멜로디를 쓰고, 녹음을 했다. 창작과 끝나지 않는 일상의 공존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끊임없이 결과물을 내며 자신의 플랫폼을 통해 홍보하는 그의 모습은 요즘의 유튜버들과 비슷하다. 그는 “작품이 깃털처럼 가벼운 파일”이 되는 모바일 시대를 부정하지 않았다. 대신 이 시대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여전히 창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의 가벼운 행보는 성실하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절실해 보이기까지 한 결과다.

윤종신이 예능에서 한창 활동을 시작하던 시절, 그의 이미지가 너무 가벼워지지 않겠느냐는 시선도 있었다. 그가 슬픈 발라드를 부르는 것이 더 이상 감정이입이 되겠냐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그가 꾸준히 곡을 내고, 그 곡이 사람들에게 닿으면서 어느덧 예능을 하며 곡을 쓰고 노래하는 윤종신의 모습은 그만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여졌다. ‘좋니’가 역주행을 시작한 계기 중 하나도 윤종신이 라이브로 ‘좋니’를 열창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부터였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웃기고, 한 곡을 쓰면서 한 달을 보낸다. 성실하긴 하지만 대단해 보인다고는 할 수 없는 한 달. 하지만 그것이 모이면서 가장 독특한 삶 중 하나가 됐다. 그리고 윤종신은 다시 또 곡을 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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