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합체로봇의 로망, 닌텐도 스위치

2017.12.22
2016년 10월 20일, 닌텐도에서 공개한 새 게임기의 영상이 눈을 사로잡았다. 미국의 4인조 록밴드 화이트 데님(White Denim)의 ‘Ha ha ha ha (yeah)’에 맞춰 “탁!”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분리되고, 합체!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게임기를 보는 순간 “우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한쪽은 형광 빨강, 한쪽은 형광 파랑이라는 다소 촌스러울 수 있는 색상과 장난감처럼 보이는 디자인은, 단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기기의 특성을 도드라지게 만드는 장점으로 보였다. 닌텐도 스위치는 그렇게 내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사실 내 또래는 어렸을 때 게임 하면 패밀리컴퓨터와 슈퍼패미컴을 언급할 수밖에 없는 닌텐도 키드 세대였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좀 더 복잡하고 자극적인 게임을 원했기에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나오는 게임을 주로 하게 되었고, 그렇게 닌텐도와는 멀어져 갔다. 그러나 이제 결혼도 하고 아이도 태어나며 닌텐도 게임기의 장점이 새삼 와 닿았고, 스위치와 함께 ‘슈퍼마리오 오딧세이’를 구입해서 내 최고의 게임 동반자인 아내와 아이 모두 함께 플레이를 하게 되었다.

스위치의 전원을 켜니 본체에 화면이 뜨며 곧바로 게임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큰 TV 화면으로 하기 위해 TV에 연결된 독에 끼워넣는 순간 TV로 게임 화면이 전환된다. 이건 무슨 합체로봇 같다. 본체 좌우의 빨간색과 파란색 조이콘을 각각 뽑아 양손에 들고 조작할 수도 있고, 그립에 두 개의 조이콘을 꽂아 통상의 게임기 컨트롤러처럼 조작할 수도 있다. 조이콘은 분리·합체하거나 다양한 종류의 그립과 합체하는 것에 따라 조작감이 전혀 달라진다. 그립은 로봇물에 나오는 일종의 선택식 강화파츠 같아 재미있다.

아내는 솔직히 말해 나보다 게임을 잘한다. 꼼꼼하게 숨겨진 요소를 찾아보며 진행하는 모습은 다소 적당히 플레이하는 나와는 다르다. 조이콘을 열심히 휘두르는데, 휘두르는 동작과 게임 속의 마리오 움직임이 서로 연상되기 쉽게 만들어져 조작이 알기 쉽다. 아내가 한 손엔 빨간색, 다른 한 손엔 파란색 조이콘을 들고 휘두르는 모습을 보니 슈퍼로봇이 떠오른다. 필살기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도 ‘슈퍼마리오 오딧세이’를 해보고 싶다고 해서 스위치의 조이콘을 둘로 나눴다. 혼자서 할 때에는 양손에 하나씩 쥐고 하는데 둘이서 할 때에는 조이콘을 90도 회전시켜 각자 하나씩 쥐고 플레이하면 된다. 혼자서 쓰는 컨트롤러를 반으로 나누면 둘이서도 쓸 수 있게 만든 것은 정말 획기적이고 편리하다. 할 수 있는 동작이 많음에도 알기 쉬운 모션 인식 덕분에 아이가 하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열심히 조이콘을 휘두르며 재미있게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슈퍼마리오를 재밌게 하던 내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닌텐도 게임은 아이들이 보거나 직접 플레이하기에도 무해하고, 함께 할 수도 있다는 점이 좋다.

가족들이 TV를 보는 동안에는 스위치를 TV에 연결된 독에서 꺼내 그대로 내 책상 위에 세워놓고 게임을 마저 플레이했다. 휴대용 게임기처럼 TV 없이도 자체 디스플레이로 게임이 가능하다는 점이 편리하다. 지하철에서 스위치를 들고 다니며 하는 사람을 봤는데, 어디서나 하던 게임을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 보였다. TV에서, 책상 위에서, 전철에서. 장소에 따라 자유롭게 기기의 형태를 바꿔가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점이 역시 스위치의 최대 강점이자 재미있는 점이다.

스위치를 구입해서 해본 소감은 한마디로 “재밌다!”이다. 게임도 재미있지만 게임기가 기기 그 자체로 재미있다. 상황에 따라 기기를 분리·합체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편리함과 함께 독특한 재미를 준다. 마치 변신합체로봇 장난감처럼 말이다. 검정색 본체의 한쪽에는 빨강, 한쪽에는 파랑 기기가 합체되고, 분리하기도 하고, 풀아머 장비인 독에 끼우기도 하고 분리도 하고. 생각해보면 변신합체로봇 그 자체 아닌가? 겟타로보나 고라이온을 좋아하던 닌텐도 키드가 어른이 되어, 닌텐도 스위치의 구매 버튼을 누르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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