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박나래, 코미디언의 인생

2017.12.27
지난 14일 OtvN ‘어쩌다 어른’에 강연자로 출연한 박나래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얘기했다. 자신감으로 가득 찼던 어린 시절을 지나 오히려 개그맨으로 데뷔한 뒤 동료들에게서 “너 정말 부담스러워”, “얼굴 들고 다니지 마”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그는 한동안 깊은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욕심을 버리며 자신이 ‘임팩트 있게 치고 빠지는 역할’에 어울린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 후, 그는 KBS ‘개그콘서트’에서 ‘패션 넘버 5’를 히트시켰다.

하지만 그가 지난 2년여 사이 크게 주목받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한동안 위축돼 있었던 자기 자신을 드러내면서부터다. MBC ‘라디오스타’에서 술과 연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큰 화제가 된 뒤 ‘나 혼자 산다’에서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며 점점 더 인기를 얻어나갔다. 그리고 얼마 전, 박나래는 한국갤럽에서 발표한 ‘2017년 한 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개그맨’ 순위에서 유재석, 강호동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나래는 고등학교 재학 중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다. 그 후 그의 삶의 모토는 ‘내일 죽더라도 후회가 없을 것처럼 놀자’가 됐고, 방송에서 ‘에피소드 화수분’이 된 그만의 공간 ‘나래바’는 자신이 힘들 때 신세를 졌던 지인들을 편하게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 만든 것이었다. 박나래는 늘 유쾌하게 사는 것 같지만, 그가 그런 삶을 사는 데는 진지한 선택의 과정이 있었다. 전세집이라도 자신의 공간을 원하는 스타일로 꾸미기 위해 하나하나 발품을 팔아 필요한 것들을 구하고, ‘패션 넘버 5’를 무대에 올릴 때는 소품 팀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직접 배운 재봉 실력으로 자신의 몸에 맞게 의류를 수선하기도 했다. 지금 박나래가 ‘나혼자 산다’를 비롯해 리얼리티 쇼에서 인상적인 순간을 남길 때도 이런 그의 삶이 보일 때다. tvN ‘짠내투어’에서 여행 경비를 아끼기 위해 낯선 외국 마트에서 장을 보고 조식을 차릴 수 있을 만큼 혼자 살아가는 법을 익혔고, tvN ‘인생술집’에서는 “1000명의 남자에게 다가가면 30명 정도 만난다”면서 “내가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싱글인데 뭐가 문제냐”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박나래는 기상천외한 분장으로 화제가 됐지만, 오히려 분장을 지운 삶을 보여주면서 시청자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섰다. 예능 프로그램이 누군가의 삶을 보는 리얼리티 쇼 위주가 된 지금 박나래가 분장을 활용한 코미디로 주목받던 때보다 더욱 인기를 얻는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최근 박나래는 자신이 삶에서 얻은 것들을 무대 위에서 반영한다. 앱 oksusu에서 볼 수 있는 ‘박나래의 복붙쇼’에서, 그는 사람을 좋아하는 자신의 특기를 반영해 게스트의 얼굴은 물론 말투까지 똑같이 묘사하며 출연자들의 마음을 풀어준다. 그의 코미디와 삶의 방식이, 다른 출연자들까지 함께하는 쇼까지 가능케 한다. 또한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는 자신의 실제 생활에서 모티브를 얻은 ‘마성의 나래바’를 선보이기도 했다. 삶으로부터 코미디가 나온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사실을, 박나래가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올해의 코미디언일 수 있는 이유다.





목록

SPECIAL

image 여성의 선거

MAGAZINE

  • imageVol.171
  • imageVol.170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