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스플레인

테니스에 다가서는 법

2018.02.05
ⓒJTBC
정현이 이룬 호주오픈 4강, 그 과정에 전 국민이 매료됐다. SNS에서나 실제로 만나는 사람들이나 정현에 대한 이야기 뿐이다. 그리고 이런 신드롬은 테니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듯 하다. 테니스 규칙, 테니스 배우기 등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실 테니스는 배우기 어려운 운동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필자도 대학교 1학년 때 동아리 활동으로 처음 테니스 라켓을 잡았다. 배드민턴 라켓과는 다르게 라켓의 무게가 상당해 일차적으로 당황했고 그 라켓으로 스윗 스폿을 맞추는 건 더욱 어려웠기에 늘 ‘홈런왕’은 내 차지였다. 그러나 대학교 시절 축구, 배구, 농구 등 많은 운동을 접해봤어도 테니스만큼 기분을 좋게 하는 운동은 없었다. 눈앞에 쌓여진 과제 때문에 기분이 가라앉다가도 운동을 하고 나면 ‘그래, 다시 한번 해보자!’ 하며 기분전환도 되고 새로운 의욕도 샘솟는다.

개인적으로 테니스는 인생의 축소판 같다고 생각한다. 흔히들 테니스는 계단식으로 실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인생 또한 계단식으로 발전한다. 현재의 환경이 충분히 내재화되면 다음 단계로 올라선다. 테니스의 점수 체계도 삶과 묘하게 닮아있다. 테니스 점수는 포인트-게임-세트-매치로 단계별로 구성되어있다. 이것은 날-주-월-년이 차곡차곡 쌓여 인생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단언컨대 테니스는 재미있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만약 테니스를 배우는 것이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여성의 경우 국내 여자 테니스에 관심을 두며 다가서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사실 과거 한국테니스계는 여성들이 먼저 두각을 나타냈다. 1970~80년대에 이덕희, 신순호, 김일순 등이 활약하며 한국 여자 테니스는 아시아의 강호로 떠오른 데 이어 1990~2000년대에 들어서는 박성희, 조윤정 등이 한국 여자 테니스의 명맥을 이었다. 현재는 장수정이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장수정은 꾸준한 활약으로 세계랭킹 120위에 이름을 올려 자신의 최고랭킹을 경신했다. 장수정은 아직 그랜드슬램 본선에 진출한 기록은 없다. 예선부터 출전해 여러 번 본선의 문을 두드렸지만 1회전에서 탈락하거나 혹은 1, 2회전에서 승리를 거둔 후 그 이상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장수정이 톱100에 진입한다면 한국 여자 테니스는 정현과 같은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 일단 100위 안쪽 랭킹에 진입하게 되면 서키트 대회에서는 거의 시드를 받게 되며 몇몇 투어대회 본선에도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랭킹을 유지하고 상위권 진입 또한 바라볼 수 있다. 또한 104명이 본선에 직행하는 그랜드슬램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출전 신청 당시 랭킹이 104위 이내에 있어야 하는 데 몇 가지 변수를 고려한다고 해도 100위 이내 랭킹은 그랜드슬램 본선 출전자격을 의미한다. 그랜드슬램 출전은 금전적인 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1회전에서 지더라도 1천5백만원 이상의 상금을 받게 되는 그랜드슬램은 자비로 투어를 다니는 선수들에게는 큰 매력 요소다.

한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는 2월 3일 기준 여자 톱100 선수들이 2명이 진입해 있다. 오사카 나오미와 히비노 나오가 그 주인공이다. 나오의 경우 체격이 그리 크지 않고, 신장 또한 163cm로 장수정보다 작다. 하지만 반 템포 빠른 파워 테니스를 구사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현대 테니스는 빠르고 강한 파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일본 여자 테니스는 이에 발맞춰 가고 있다. 또 일본, 중국 등은 선수층도 두껍다. 특히 중국은 리나(2011년 프랑스오픈 우승)를 배출하면서 테니스를 시작하는 어린 여자아이들이 많이 늘었다. 일본도 1995년 세계 4위까지 올랐던 기미코 다테 크룸이 일본 여자 테니스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여자 테니스 역시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스타 정현이 이형택의 기록을 뛰어넘어 한국 남자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써가고 있는 것처럼, 전 세대의 한계를 신나게 뛰어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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