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의 세계

2018.03.22
‘NCT 2018’, 굳이 설명하자면 ‘NCT’라는 브랜드와 ‘2018’이라는 특정한 연도를 합친 이름이 처음 눈에 띈 것은 ‘NCT 2018 Yearbook’이 등장한 1월 말이다. 2개의 영상은 NCT의 개별 활동 단위에 상관없이 18명 전체 멤버를 소개하는 것이 전부다. ‘Yearbook’이라는 형태는 1년 혹은 일정한 기간 내에 나타난 사실이나 성과를 기록 혹은 기념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가 잠시 의아하기도 하다. 물론 컴백을 앞두고 나온 티저를 두고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다. ‘Yearbook’ 며칠 후에는 18명 모두가 등장하는 라이브 스트리밍, ‘웰컴 NCT 2018’을 한다. 동시에 ‘NCT 2018’이라는 프로젝트를 공개한다. NCT U, NCT 127, NCT Dream이 모두 참여하고, 같은 이름의 앨범으로 이어진다.

이 정도 되면 좀 더 궁금해진다. SM 엔터테인먼트가 최초에 제시했듯이 NCT는 애초에 고정적 멤버 구성에 얽매이지 않고 음악과 활동 지역 등에서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일종의 브랜드에 가깝다. 실제로 ‘Yearbook’을 통해 3명의 새로운 멤버를 소개한다. ‘새로운 멤버’라는 개념이 이토록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한 것만으로, 연예 산업에서 드문 일이다. 작년에 이미 ‘NCT 2018’에 참여하는 세 팀이 모두 저마다 활동을 했고, 브랜드의 개념은 작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유닛과 노래에 따라 멤버는 자유롭게 변하고, SM 엔터테인먼트와 NCT라는 정체가 남았다. 그 덕분에 적어도 NCT라는 ‘기술’을 개발한 목적 중 일부, 혹은 절대로 피하고 싶었던 아이돌 업계의 멤버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했다고 보아도 될 정도다.

동일한 브랜드를 공유하는 다수의 팀이 하나의 프로젝트로 모이는 것도 물론 가능할 것이다. 대중문화에서 ‘수퍼 그룹’ 혹은 ‘합체’의 서사는 언제나 그럴 듯하다. NCT의 세계관을 선보인다는 ‘NCTmentary’는 그 과정을 무리 없이 제시하기 위한 개념 설정이다. 이 영상 시리즈는 ‘꿈을 공유한다’는 주제의 여러 언어로 시작하고, 바로 이어 ‘NCT는 접근성과 확장성에 중점을 두는 그룹이며, 그룹 멤버의 제한이 없고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렘 수면에 대한 묘사가 이어진다. 이 영상은 ‘세계관’을 강조한다는 면에서 인상적이다.

우선 그룹의 출발점이 되는 ‘산업적 개념’, 일반 기업이라면 제품 혹은 브랜드의 콘셉트라고 해도 좋을 내용이 그대로 ‘세계관’의 기둥이 된다. 회사 혹은 기획의 존재를 흐릿하게 만들고 일련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부여하는 것이 세계관을 부여하는 작업이라면,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 같다. 아니면 우리 시대의 세계관이 비즈니스에 대한 것이거나. 물론 영상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은 ‘꿈을 공유한다’ 혹은 ‘꿈으로 연결된다’에 가깝다. 서로 다른 그룹처럼 보이지만 각 팀이 꿈으로 연결된다는 구조 설계가 목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꿈을 가진 소년들’이다. 과거 아이돌 세계관의 어려움 중 하나는 그럴듯한 이야기와 캐릭터를 결국 음악과 무대로 연결하는 일이다. 이번에는 그런 복잡한 과정을 들어내고, 데뷔의 꿈과 가족과 팬에 대한 사랑을 음악과 무대로 연결 짓는다. Mnet ‘프로듀스 101’이 그저 TV쇼이거나 시한부 그룹 2개를 만든 것으로 끝난 게 아니다. ‘가수가 되고 싶다’ 또는 ‘무대에 서고 싶다’는 간절함은 아이돌의 정서적 배경이 아니라 콘텐츠 자체가 되었다. ‘유사 연애’의 감정은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의 무대에서 완성된다.

그러니까, 이 세계관은 음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누가 선택 받을지 몰라도 어쨌든 팀이 데뷔하는 TV쇼와 같다. TV쇼가 경쟁 구도 안에서 자연스럽게 획득한 ‘꿈꾸는 소년/소녀’를 따로 설명해야 하는 것만 빼고. ‘NCT 2018’이라는 이름 아래서, ‘BOSS’, ‘Baby Don’t Stop’, ‘Go’, ‘Touch’로 이어지는 활동이 작년에 본 것과 특별히 다른 것이 있을까? 이 미려한 트랙과 퍼포먼스가 아쉽게도 대중적인 파급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을 포함해서. SM 엔터테인먼트가 한때 그랬던 것처럼 산업과 예술을 조화하는 우아함을 발휘하기에, 세상이 너무 각박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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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박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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