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와 아이돌│① 남자 아이돌이 BJ보겸을 좋아한다고 했을 때 생긴 일

2018.06.05
지난 5월 말 남자 아이돌들이 특정 유튜브와 관련한 입장을 밝혀야 했다. 올해 초 틴탑의 니엘은 BJ 보겸과의 통화에서 하이라이트 윤두준을 ‘형의 팬’이라고 언급했다. 그 일이 논란이 되자 윤두준과 니엘은 인스타그램에 차례로 사과의 글을 남겼다. 곧이어 FT아일랜드의 이홍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BJ 철구에 대한 피드백을 요구하는 일부 팬들과 설전을 벌였다. 그는 ‘난 그런 거 아니야 더 이상 이 주제로 얘기하지 말자’라고 마무리하려 했지만, 여전히 해당 게시물의 댓글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남자 아이돌들이 어떤 유튜브를 봤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된 것이다.

물론 팬들에게 남자 아이돌들의 유튜브 시청을 규제할 권한은 없다. 하지만 팬들의 우려는 해당 BJ들의 윤리적 문제에서 비롯됐다. 보겸은 2016년 말 전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금품을 요구한 사실이 밝혀져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철구는 폭력적인 언행으로 아프리카 TV로부터 여러 차례 방송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들을 비롯해 많은 BJ들의 방송 내용이나 사생활에 대한 문제들은 여러 차례 지적되어 왔었다. 이런 방송 내용들과 함께 BJ들은 대중문화의 중심에 있는 남자 아이돌들의 스탠스와 관련지어질 만큼, 인지도와 영향력이 커졌다. 보겸 TV에 올라온 ‘조세호+하하+이수근+지석진형님 참교육 시키고 왔습니다’ 영상은 이러한 의미에서 상징적이다. 이는 한 게임의 프로모션 목적으로 기획된 영상이지만, 여기서 보겸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법한 중견 방송인들에게 훈수를 두며 게임과 방송에 대해 가르친다. 어떤 분야에서는 BJ가 베테랑 방송인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게임을 좋아하는 남자 아이돌들이 게임방송으로 유명한 BJ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그들 나이 또래에서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윤두준과 니엘, 이홍기 모두 게임을 계기로 해당 BJ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평범한 남성들과는 달리 남자 아이돌들은 BJ들과 직접적인 친분을 쌓을 수도 있다. 김희철은 자주 BJ들과의 친분을 언급하며 그들의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한다. 연예계 생활을 접고 BJ 활동을 시작한 지오는 좋아하는 BJ로 철구를 꼽았고, 그와 함께 게임을 하며 화제가 됐다. BJ와 연예인의 경계는 갈수록 모호해지고, 연예인과의 친분을 증명한 BJ의 주가는 더욱 상승한다. 그사이 윤리적 문제가 있을뿐더러 이를 고치지도 않는 BJ는 연예인들을 통해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한다. 연예인이 윤리적으로 문제 있는 BJ의 방송을 보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본다는 것이 알려졌을 때 해당 BJ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게 되는 이유다. 특히 팬이라면 좋아하는 아이돌이 각종 혐오와 폭력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CJ E&M DIA TV는 2018년 4월 기준 DIA TV의 총 구독자 수가 1억 6000만 명으로 2016년 약 4400만 명 대비 3배 이상, 전업 활동 가능 기준인 구독자 수 10만 명 이상의 크리에이터는 약 330개 팀 이상으로 2017년 대비 약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미 유명 BJ는 TV에 출연하지 않을 뿐 연예인만큼의 스타가 됐다. 지금 남자 아이돌들을 둘러싼 논란은 변화한 시대의 풍경 중 하나다. 특히 10대에게 큰 영향력을 가진 BJ의 윤리적 문제는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그리고 인기 연예인은 그들을 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거나, 그들에 대한 입장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 제기도 가능하다. 이것이 ‘유튜브 세대’의 유명인들이 갖게 된 사회적 책임 같은 것 아닐까.




목록

SPECIAL

image 신과 함께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