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리티

앤 해서웨이, 흔들리지 않는 모범생

2018.06.27
©Shutterstock
* 영화 ‘오션스 8’의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오션스 8’에서 가장 큰 쾌감을 주는 인물은 배우 다프네 클루거(앤 해서웨이)다. 영화가 막바지에 다다를 때까지, 다프네는 세상이 ‘여배우’에게 품고 있는 일반적인 편견을 그대로 옮겨놓은 캐릭터처럼 그려진다. 언론과 대중 앞에서는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실제로는 신경질적이고 까다로우며 외모 관리에 여념이 없고 다른 여배우에 대한 질투심이 강한 스타. 다프네가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뚱뚱해 보이는 것 같다고 가쁜 숨을 몰아쉴 때나, 멧 갈라에 참석하기 위해 사흘이나 굶었다며 허겁지겁 수프를 떠먹는 모습 등은 그동안 수많은 영화가 소비해왔던 여배우의 전형이다. 데비(산드라 블록) 일행의 도둑질에 아무것도 모르는 다프네가 이용되는 것처럼 보일 무렵, 그가 모든 사실을 일찍 눈치채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작품 속 다른 인물들은 물론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들까지 멋지게 속여 넘기는 그는 ‘오션스 8’에서 제일 흥미로운 캐릭터이기도 하다.

다프네가 ‘여배우’에 대한 편견을 바탕으로 빚어졌듯, 앤 해서웨이 역시 유난히 오랫동안 편견에 시달려온 배우다. 이목구비가 시원시원하면서도 순해 보이는 외모 덕분에 ‘프린세스 다이어리’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에서 친근한 이미지를 연기할 수 있었지만, 그를 비호감이라고 말하는 목소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져갔다. 앤 해서웨이를 비난하기 위해 만들어진 ‘#hathahate’라는 해시태그는 늘 그를 따라다녔고, 적지 않은 매체들은 그의 안티들에 관한 분석 기사를 써냈다. 2013년 ‘레미제라블’의 판틴으로 오스카에서 처음으로 상을 탔을 때도 안티들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그가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키워온 반려견을 버리려 한다는 루머가 돌았고, 오스카 레드카펫에서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온 발렌티노가 아닌 프라다의 드레스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엉뚱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너무 ‘여배우’ 같아서, 지나치게 열심히 해서, 어릴 때부터 배우라는 꿈만 보며 자라와서, 살집이 있어서, 너무 완벽하고 빈틈이 없는 나머지 살아 있는 사람 같지가 않아서… 사람들은 착실하고 친절하며 재능 있는 앤 해서웨이의 얼굴 뒤에 다른 얼굴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그가 무엇을 하든 싫어하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였다.

몇 년 전, ‘엘렌 드제너러스 쇼’에 출연한 앤 해서웨이는 안티에 관한 질문에 답했다. 구글에서 ‘왜 모두들 앤 해서웨이를 싫어할까?’라는 질문과 맞닥뜨렸을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그때는 내가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으며 이제야 내가 누군지 배우고 있다고, 사람들의 반응에서 한 발짝 떨어져 그냥 살아가고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얼마 전 잡지 ‘글래머’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아주 정직하게 살아가는 데 관심이 많다. 그것이 나를 지루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혹시나 그렇다고 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오션스 8’의 촬영 현장에서 ‘여배우’들 사이의 기 싸움이 있었을 거라고 믿거나 앤 해서웨이의 몸매에만 관심을 두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하지만 앤 해서웨이는 뛰어난 여성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행복했다고, 남이 어떻게 보든 나는 내 몸에 만족한다고 큰 소리로 이야기한다. 누군가에게는 조금 지루해 보일지 몰라도 성실하고 솔직한 사람으로서, 오로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따라 살아가는 앤 해서웨이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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