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가 티파니 영이 되면서 일어난 일

2018.07.12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였던 티파니의 이름은 세 개다. 한국 이름은 황미영이고, 소녀시대로 활동할 때는 티파니라는 이름을 썼으며, 미국 이름은 ‘Stephanie Young Hwang'이다. 그리고 SM 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이 종료된 후, 그는 미국으로 가자마자 티파니 영(Tiffany Young)으로 활동명을 바꿨다. 소녀시대 활동을 하면서 널리 알린 예명 ‘티파니’와 본명에 들어간 ‘영’이 섞인 이 이름은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활동 방향까지 모두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티파니 영이 된 티파니는 최근에 발표한 ‘Over My Skin’이라는 곡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곡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팀발랜드, 저스틴 팀버레이크, 퍼렐, 그리고 K-POP에 대한 사랑을 내 목소리로 담아낸 곡이다. 이게 바로 내 모습이다.”

티파니는 10년 동안 한국에서 소녀시대로 활동하면서 한국어 발음 때문에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고, 영어로 말을 하면 “잘난 척한다”는 댓글 세례를 받기도 했다. 물론 이런 비난에 시달리면서 그가 10년 동안 쌓아온 명성은 지금 그가 미국에서 다시 가수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든 힘이기도 하다. 그러나 ‘Over My Skin’에서 티파니는 ‘Do nasty things and you don't judge me(형편없는 일들을 해봐 그리고 네가 날 판단하지 마)’라고 노래한다. 항상 아이돌로서 완벽하게 연습된 무대를 선보였던 그가 형편없는 일들을 저질러보라고 말하면서 상대가 나를 평가하게 두지 않을 거라고 선언한다. ‘This woman woman woman / Wants you bad.’ 그는 이 곡을 “한 여성으로서의 자각을 표현하고 있다”고도 했다. 걸그룹 생활을 마치고 독립한 뒤에 자기 자신의 정체성에 집중하기 시작한 여성 아이돌의 행보다.

티파니는 빌보드를 통해 ‘Gay Pride Month(성소수자 프라이드 달)’를 맞아 성소수자들에게 “러브 레터”를 썼다. 그는 이 편지에서 “나의 작품과 나의 삶에 많은 사랑을 기여해준 LGBTQ 커뮤니티 내의 수많은 멋진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고, 축복받았다고 느낀다(I'm thankful and blessed to be able to work with and love so many amazing individuals in the LGBTQ community that have contributed so much love to my art and my life).”고 썼다. ‘Over My Skin’ 안무 영상에서 그는 여성 댄서들과 끊임없이 스킨십을 하고,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추는 남성 댄서들과 똑같이 춤을 추기도 한다. 공교롭게도 소녀시대의 멤버 써니는 최근 tvN ‘짠내투어’에 출연, 성소수자 거리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 카스트로 거리에서 “(무지개 색은) 다양성을 존중하자, 인정하자는 의미”, “여긴 자유롭구나.”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여성 아이돌은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이 이상의 적극적인 발언을 하기 어렵다. 성소수자에 대한 의견을 말할 수 있기는커녕,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받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반면 티파니는 자신의 이름을 티파니 영으로 새롭게 규정한 뒤, 자신의 생각을 더욱 적극적으로 밝히기 시작했다.

빌보드는 티파니의 편지를 “K팝 스타이자 소녀시대 멤버인 티파니 영(K-Pop star and Girl's Generation member Tiffany Young)”이 쓴 것이라고 소개했다. K팝 스타, 소녀시대의 멤버라는 타이틀을 달고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다. 그의 행동과 문장 하나하나가 한국에서 여성 아이돌이 말할 수 없었던 것들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름에 한 글자 더했을 뿐인데, 많은 차이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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