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몰아보기

조영준의 ‘어글리 딜리셔스’, 김윤하의 ‘NPR MUSIC CHANNEL’, 김보람의 ‘트랜스페어런트’

2018.07.27
어글리 딜리셔스, 2018, Netflix

주연 : 데이비드 장, 피터 미언 등
총 8
15세 이상 관람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된 푸드 다큐멘터리, ‘어글리 딜리셔스 (Ugly Delicious)’ 는 음식을 소재로 문화의 장벽을 넘나들며 소통과 공감을 나눈다. 뉴욕의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인 모모푸쿠를 비롯해 6개 도시에서 많은 레스토랑 체인을 운영하는 스타 셰프, 데이비드 장이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스티븐 연, 지미 키멜 등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인사들이 전 세계를 누비며 다양한 음식들을 먹고, 시끌벅적하게 떠들면서 음식의 뒷 면에 가려져 있던 다양성과 이야기를 나눈다. 볶음밥에 담긴 중국인 이민자의 설움, 테네시의 핫 치킨에 담긴 인종 차별의 역사, 냄새나는 쓰레기를 먹는다고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한국 이민자의 이야기, 그리고 그에 상반된 관점과 변천사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가깝게) 우리 눈 앞에 정신 없이 늘어놓는다.
프랑스의 작가, 브리야 사바랭은 "그대 무엇을 먹는지 말하라. 그러면 나는 그대가 누군지 말해보겠다." 고 말했다. 음식으로 사회적 문제와 문화, 그리고 소통을 말하는, 추하지만 맛있는, 우아하지 않은 날 것의 이야기. 피자와 타코, 집밥, 새우와 가재, 바비큐, 닭튀김, 볶음밥, 만두 등 다양한 음식들과 함께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어느새 침을 꼴깍 삼키며 배달 앱을 켜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글. 조영준 (커피 리뷰어&마케터)

NPR music channel

덥다. 서도, 앉아도, 누워도 덥다.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숨이 턱턱 막히고 외출 준비를 하다 보면 현관문을 밟기도 전 온 몸이 땀으로 흥건해 진다. 이럴 때마다 새삼 과거의 내가 놀랍고 기특하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여름은 매해 똑같이 더웠을 텐데, 나는 어떻게 그렇게 매주 쉬지도 않고 전국 방방곡곡을 쏘다니며 음악 페스티벌을 다녔던 걸까.
최근 브라우저를 열면 버릇처럼 ‘NPR music’에 접속한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국(National Public Radio)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 채널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는 힙 하고 센스 넘치는 채널들 사이 기본에 충실한 컨텐츠로 믿음직스러운 만족감을 제공한다. 익숙한 방 안에서 온도, 습도, 시간까지 스스로 완벽히 통제하며 쏟아지는 라이브를 연속재생으로 즐기다 보면 그 동안 연신 흘러 내리는 땀을 닦고, 폭우를 견디고, 진흙탕에서 힘들게 장화를 빼내며 견뎌온 세월이 무상해진다.
2008년 채널을 개설한 이후 가장 인기 있는 컨텐츠로 자리 잡은 ‘Tiny Desk Concerts’는 쌓아온 세월만큼 다채롭고 무수한 라인업이 눈부시다. 지금의 ‘작은 테이블’을 있게 해준 아델(Adele)의 7년 전 영상과 독특한 조명 연출로 특유의 괴기스러운 매력을 강조한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의 라이브를 보다 보면 작고 통제된 공간과 라이브라는 요소를 통해 해당 아티스트의 가장 깊은 곳을 만나보고자 한 컨텐츠 최초의 기획의도가 절로 수긍된다. 해당 채널 출연으로 국내에 역으로 화제를 몰고 왔던 민요 록 밴드 씽씽의 라이브까지 보고 난 후, 혹시 조금 더 실감나는 ‘라이브’ 현장을 느끼고 싶다면 ‘FRONT ROW’로 자리를 옮겨보자. 전세계 페스티벌과 공연장에서 수집해 온 100여 개의 영상이 준비되어 있다. 최소 30분 이상의 풀 공연 영상이 업로드 되는 채널로, 보는 재미로 이름 높은 본 아이버(Bon Iver, ) 퓨처 아일랜드(Future Island), 커트니 바넷(Courtney Barnett) 세 팀의 라이브를 보는 것만으로 3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
글. 김윤하(음악평론가)

TRANSPARENT(트랜스페어런트)

아마존 스튜디오 오리지널 웹 시리즈 ‘TRANSPARENT(트랜스페어런트)’는 한 에피소드 당 25분 남짓한 코미디 드라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가입하면 볼 수 있다. 가입 후 일주일은 무료다. 아직 한국어 자막 지원이 되는 프로그램이 적지만 ‘트랜스페어런트’는 된다. 연일 최고 기록의 폭염을 기록하는 여름 주말, 한국 시리즈나 넥플릭스에 질린 사람이라면 시도해봄직 하다. 시리즈가 마음에 안 들 경우, 탈퇴도 ‘굉장히’ 쉽다.
‘트랜스페어런트’는 LA에 사는 한 유대계 미국인 가족이 주인공이다. 먼저, 비밀을 간직한 아버지 모트가 등장한다. 그에겐 이미 장성한 세 아이가 있다. 아버지의 초대로 한 식탁에 모인 그들은, 갑자기 자신들을 소환한 아버지가 혹시 ‘암’에 걸린 것은 아니냐며 논쟁을 벌인다. 결국 모트는 중대한 고백을 포기한다. 모트의 첫째 딸 사라는 우연히 딸 아이의 학교에서 대학 때 사귀었던 여성 태미를 만난다. 남편과 권태기를 겪던 사라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된 태미에게 집 인테리어를 맡긴다는 명목으로 아버지 모트의 집으로 숨어든다. 두 사람이 격렬하게 키스를 나누는 사이 모트가 방으로 들어오고 사라와 태미는 길게 머리를 늘어뜨리고 화장을 한 채 원피스를 입은 모트를 발견한다.
투명한, 솔직한, 명백한 등을 뜻하는 단어 ‘트랜스페어런트’는 이 드라마에서 트랜스젠더가 된 부모(페어런트)의 합성어로 쓰인다. 에피소드가 연이어지며 다른 가족들의 비밀도 드러난다. 전개와 변화는 빠른 속도로 이어진다. 비밀은 서로를 당황하게 하고, 때론 상처 입힌다. 주인공들은 이기적이고 결핍으로 뭉쳐 있어 계속해서 실수를 저지른다. 여기서 다소 무거운 역사적 배경을 지닌 이 가족들(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유대계 가족)이 만들어내는 ‘코미디’가 발생한다.
2015, 16년 에미상과 골드글로브상 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좋은 코미디는 모두가 쉽게 지나칠 법한 생의 한 순간을 포착한다. 코미디 시리즈 ‘트랜스페어런트’는 그런 면에서 단어 그대로 솔직하고 투명한 이야기다. 25분짜리 에피소드 10개가 모여 시즌1개다. 폭염으로 숨이 막히는 여름 주말, 늦은 점심을 먹고 프라임 비디오에 접속한다. 기존 아마존 이용자라면 아이디가 연동된다.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는 텔레비전 쇼’는 카테고리화 되어 있다. 4시간 동안 시즌1를 끝내고 나면 다시 출출해질 시간이다. 무언가를 먹고 다시 시즌2를 시작하느냐는 오로지 당신이 시즌1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닌지에 달렸다. 마음에 들었다면 달리자. 주말 이틀 동안 시즌4개를 끝낼 수 있다. 그럼 끝이다!
글. 김보람(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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