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의 캐릭터

2018.08.08
조승우가 ‘비밀의 숲’의 황시목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금새 JTBC ‘라이프’로 찾아왔다. 또한 그는 올 9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명당’, 그리고 11월 13일 개막 예정인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킬 역으로 찾아올 예정이다. 작품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그의 캐릭터들 중 놓칠 수 없는 것들을 골랐다.

클래식’ 준하
손예진이 1인 2역(딸 지혜와 엄마 주희의 과거)을 한 이 영화에서 조승우는 주희의 첫사랑 준하로 나온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순수한 고등학생부터 성인이 된 후의 모습까지, 조승우는 첫사랑을 겪고 떠나보내야 하는 준하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특히 주희가 다시 만난 준하의 모습을 확인할 때 천진하게 웃는 모습과, 울음과 웃음을 동시에 표현해내는 듯한 표정은 조승우의 순수한 얼굴과 어우러져 감정이 극명하게 전달된다.

‘말아톤’ 윤초원
자폐증을 앓고 있는 마라토너 배형진의 실화를 다룬 영화 ‘말아톤’에서 조승우는 스무 살이지만 다섯 살의 지능의 자폐증(전반적 발달장애)을 가진 윤초원 역을 맡았다. 조승우가 촬영 당시 ‘자폐아처럼 포즈를 취해보라’는 한 기자의 주문에 화를 냈다거나, 영화 개봉 이후 ‘자폐아 연기는 어떻게 했는지, 힘들지 않았는지’ 묻는 질문에 “운동복 입고 뛰느라 겨울에 땀 빼는 게 힘들었다”고 말한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만큼 캐릭터에 대한 편견 없이, 인물을 진지하게 파고든 그의 연기는 윤초원을 장애에 갇힌 인물이 아닌, 그저 순수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인물로 표현했다. 그 결과 조승우는 전체 대사 중 절반을 애드리브로 채우며 윤초원을 여전히 회자되는 캐릭터로 만들었다.

‘타짜’ 고니
영화 속 대사들이 여전히 인용되곤 하는 ‘타짜’는 조승우가 보여주는 연기의 종합선물과도 같았다. 순박해 보이던 시절부터 타짜가 되고, 상대방을 능수능란하게 속이는 고니의 모습은 조승우의 또다른 전성시대를 열었다. 처음 전문 도박꾼에게 속았을 때의 어리숙한 고니와 타짜의 삶을 산 이후의 고니의 모습은 조승우의 역량을 실감케 하는 부분. 그럼에도 영화 끝까지 고니가 악역이 되지 않도록 캐릭터의 바탕에 인간미를 깔아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다.

‘내부자’ 우장훈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내부자들’에서 조승우는 원작에는 없던 지방대 출신 특수부 소속 검사 우장훈을 연기했다.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이 조승우를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했을 만큼 조승우에 대한 믿음 위에 탄생한 캐릭터. 하지만 조승우는 검사 역에 자신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세 번이나 거절하고, 배역에 확정된 뒤에는 캐릭터를 위해 일부러 살을 찌우며, 지방대 출신이지만 서울로 상경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서울말도 경상도 사투리도 아닌 변형된 사투리를 사용하는 등 원작에 존재하지 않았던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체화 시켰다.

‘비밀의 숲’ 황시목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은 ‘비밀의 숲’의 어딘가 처연한 분위기를 표현하는 캐릭터 그 자체였다. 무표정한 얼굴로 오직 이성적인 판단에 따라 수사를 해나가는 그의 캐릭터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그 수많은 검사들이 결코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다. 감정 표현을 하지 않되 상황에 따라 다른 뉘앙스를 보여줄뿐만 아니라, 마지막 순간에까지 자신의 선택을 납득시키는 조승우의 연기는 이미 ‘말아톤’과 ‘타짜’가 있는 그에게 또 하나의 대표작이자 대표 캐릭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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