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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dit 아이즈(ize)
  • 입력 2016.10.2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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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여성들의 사회

수천 개의 비명이 벽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우연히 살아남은 여성들입니다”, “나는 살아남기 위해서 ‘예민녀’가 되었지만 이제 그것조차 소용없음을 느낀다”, “제발 죽이지 마세요. 여자 때리지 마세요. 제발 하지 마 제발.” 일일유동인구가 20만 명에 달하는 강남역 10번 출구, 포스트잇 한 장에 다 담을 수 없는 분노와 슬픔이 빼곡히 적혔다. “내가 살해당했다면 네가 이 자리, 이곳에 와 주었겠지”, “다음에는 여자로 태어나지 말아요. 태어나도 대한민국의 여자로는 태어나지 말아요.” 이름 모를 이들이 가져다 놓은 꽃다발 더미 앞에 누군가는 이렇게 썼다. “수천 송이 꽃을 놓는다 해도 네가 걸었을 앞날보다 아름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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